건강검진을 앞두고 대장내시경을 처음 받게 됐다. 위내시경은 여러 번 해봤지만, 대장은 처음이라 막연히 비슷하겠지 싶었다. 그런데 경험해보니 전혀 달랐다. 검사 자체보다 준비 과정이 훨씬 더 힘들었고,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만큼 고역이었다.
대장내시경은 전날부터 식이 조절을 시작해야 한다. 아침, 점심, 저녁 모두 죽이나 맑은 유동식으로 바꾸고, 저녁에는 장 정결제를 마셔야 하는데 이게 시작이었다. 정결제는 마시면 바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화장실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문제는 양이 많고 맛이 없다. 마시다 울컥거려서 억지로 삼켜야 했고, 도중에 물만 봐도 속이 울렁거렸다.

밤새도록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물처럼 나올 때까지 마시라고 해서 끝이 어딘지도 모르는 싸움이었다. 이틀 동안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하다시피 했고, 정결제 부작용인지 오한과 구토감까지 느껴졌다. 검사 전날 밤엔 진이 다 빠진 상태였다. 다음날 아침 병원에 도착했을 땐, 정신이 멍한 상태였다. 수면 내시경을 신청했는데, 수면이 되기까지 채 몇 초도 안 걸렸다.
검사 자체는 전혀 아프지 않았고, 눈 떠보니 끝나 있었다. 다만 수면제 때문인지 깨고 나서도 멍했고, 간호사 말로는 검사 중 장에 폴립이 있어 조직검사를 함께 진행했다고 했다. 검사 후 1~2시간 정도는 병원에서 쉬다 나왔고, 이후 하루 정도는 속이 계속 더부룩했다. 예상치 못한 통증은 없었지만 가스가 빠지지 않아 계속 복부가 불편했다.

검사 전 식이 조절이 제일 큰 고비였지만, 이후 결과를 들으니 그래도 잘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폴립은 양성 소견이었고, 3년 후에 다시 검사를 권유받았다. 의료진 말로는 50대부터는 주기적으로 꼭 받아야 한다고 한다. 특히 가족 중 대장암 병력이 있는 경우, 더 빨리 시작하는 게 좋다.
검사 후 식사는 죽으로 시작했고, 하루 정도는 기름진 음식은 피하라고 해서 소화가 쉬운 음식 위주로 먹었다. 수면내시경 후 어지럼증이나 구역감이 있을 수 있는데, 나는 멍한 느낌 외에는 큰 이상은 없었다. 다만 장 정결제를 마시느라 탈수가 왔는지, 검사 후 물을 계속 마셔야 했다. 정리하자면 대장내시경은 검사보다 준비가 훨씬 더 고역이다. 처음 하는 사람이라면 마음 단단히 먹고 가는 게 좋다.

만약 대장내시경을 앞두고 있다면, 병원에서 제공하는 식이 가이드라인을 꼭 지키는 게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 있으면 검사 자체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장 정결제는 미리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마시는 게 훨씬 덜 역하다. 가장 중요한 건 검사 하루 전 무리한 일정을 잡지 말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받아보니 왜 필요한지 알겠더라. 그만큼 대장 건강은 평소에 신경 쓰기 어려운 영역이니까.